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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4 2011.10.24 08: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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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르포-강북1]

10.26 서울시장 보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4일 오전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개시를 준비하고있다.

"남자나 여자나 다들 거짓말이나 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 선거 때나 이런 데 오지 않겠어? 그런 때면 빤스라도 벗어줄 기세지. 안철수 교수? 테레비 나와서 말하는 거 보구 똑똑한 사람이다 했는데, 그래. 오늘 내일 나온다지? 그러면 박근혜랑 붙는건가."

여성속옷을 옷걸이에 걸던 박아무개(74)씨의 말이다. 그에게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별반 차이 없는 사람이었다. 투표하러 갈 마음도 없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지 않았냐"며 은근히 다시 물어봤지만 "나랑 상관없다"며 "남대문 시장 경기 다 죽었다, 요새 장사 안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되려, "이럴 바에 선거를 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돈이 다 세금 아니냐, 옛날처럼 대통령이나 장관이 시장 임명해야 한다"며 "그 돈 차라리 서민한테 쓰면 되지"라고 말했다.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머슴이나 살던 놈인데 무슨 이름이 있겠나"라며 손을 내저었다.

박씨만이 아니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오전 개시를 준비하던 남대문시장의 사람들의 표심은 읽기 힘들었다. 손을 절레절레 내저으며 "일 없다"고 하는 이부터 묵묵히 입을 닫은 채 먼지떨이로 팔 물건을 정리하는 이도 있었다. 빗방울마저 비치는 우중충한 날씨답게 사람들의 마음도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동복 가게에서 만난 허윤숙(46)씨는 “지금 우리 사정에 선거에 관심 쓸거나 있나요”라고 물었다. 허씨는 “남대문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오래된 얘기고 정치인이 몇 번 들렀다 온다고 하더라도 별반 달라질 게 없다”며 “누가 되더라도 나아질 거란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 초입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 정아무개(62)씨는 그래도 좀 나았다. 그는 "이번엔 정말 막상막하인 것 같다"며 "안 교수가 나온다던데 그러면 박원순씨가 좀 나을라나"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그 역시 "아직 누구를 찍을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직은 모르겠네요. 얘기 들어보니깐, 박원순씨는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봉변을 당했다 그러대? 노인이 '빨갱이야' 그랬다고 하던데? 나경원씨도 망신 당했지? 피부 뭐 어쩌고 그거 말야. 그래 아직 잘 모르겠어. 투표는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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