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온양온천역에서
돌도 삼킬만치 힘이 남아돌던 내 지난 젊은 날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절 온양온천에서 수년 동안 생활한 바 있다.
근사한 입성에 조석으로 온천욕을 하는 당시의 내 직업이었던
호텔 지배인의 깔끔한 매너에 반해 뭇 처자들은
연신 데이트를 하자고 러브콜을 보냈던 그 시절은 하지만 연기처럼 사라지고 없다.
대신에 남은 건 근사하게 새로 지은
온양온천역사와 여전히 뜨거운 온천수와 온천욕 뿐......
“목욕하고 가거라”던 숙부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은 건 어제 대낮부터 숙부님과 나눈 술 때문이었다.
설날에도 근무인 까닭에 하루 먼저 찾은 아산의 숙부님 댁.
하지만 재작년 숙모님의 타계 이후
더욱 어깨가 시려 보이는 숙부님이 안쓰러웠다.
‘숙부님~ 부디 마음 강하게 잡수시고 온양의 온천수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무병장수하세요! 제겐 이제 당신밖엔 동기간(同氣間)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