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거울

오늘도 목욕을 하면서 거울을 본다
머리는 진즉부터 백발로 바뀌었다지만
그예 부화뇌동한 탓일까
눈썹마저 산신령처럼 하얘진다

하기야 자고 나면 어느새 듬성듬성 자란 수염
그 또한 하얗기는 벌써 여러 해 된 현상이다
늘 바람만 부는 내 가련한 지갑 속도
자고 나면 자라는 수염처럼 만날 채워진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그처럼 실없는 상상을 하며 거울 속 나를 본다
거울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또한 고언(苦言) 역시 아끼지 않음은 물론이다
거울은 ‘되고의 법칙’이라며 알려주었다

돈이 없으면 돈을 벌면 되고
잘못이 있으면 잘못을 고치면 되고
안 되는 것은 되게 하면 되고
모르면 배우면 되고...... 라는 따위의 일장 연설을 반사했다

맞다~ 힘이 부족하면 힘을 기르면 되고 ？
잘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면 되고
길이 안 보이면 길을 찾을 때까지 찾으면 되고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면 되니까

오늘도 나는 거울에서 또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