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리비아가 축구할 틈이 어딨니?"

오늘도 퇴근하는 동선(動線)은 어제와 별반 다름이 없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대전역에서 내려
D통운 앞에서 환승하고자 시내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버스를 기다리는, 술에 가득 취한
아저씨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목소리가 너무 커서 그만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었지요.

근데 한 사람은 술을 먹고 얼굴을 어디 콘크리트 바닥에 찧었는지
아무튼 보기만 해도 웃음이 금세라도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또 한 사람은 초저녁이었음에도 벌써 만취
일보 직전까지 가서 다리까지 후들거리는 상황이었고요.

아무튼 얼굴이 훌러덩 까진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이따 버스서 내리면 니네 집에 갔다가
우리 집으로 소주나 한 병 들고 와, 안주 좋은 게 있거든.”

그러자 만취한 아저씨가 다시 시비조로 하는 말이
“니네 집에 뭐 금딱지라도 붙여놨냐?” 이러는 겁니다.

얼굴 까진 아저씨가 버럭 고함을 질렀습니다.
“이따 우리나라랑 외국 어디냐 ... 하여간
거시기랑 축구한다니께 그거 보면서 (술)먹자는 거지.”

만취한 아저씨가 동문서답 했습니다.
“옳아~ 리비아랑 축구 한다구?”

얼굴 까진 아저씨가 이번엔 더욱 화를 내면서 호통을 쳤습니다.
“야, 이 미친 x아, 리비아는 지금 전쟁 중인디 축구할 틈이 어딨니?”

두 사람의 얘기를 듣다가 하도 우스워서 그걸 참느라 참 힘들었습니다!!
오늘 우리 축구는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치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