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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지법 301호 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60대 김아무개씨에 대한 세번째 공판기일이 열렸다.
 30일 부산지법 301호 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60대 김아무개씨에 대한 세번째 공판기일이 열렸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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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할 목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60대 김아무개씨는 범행 직후 미수에 그쳤다는 사실을 알고 '분하다'라는 내용의 또 다른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김씨 "분하다", 이 대표 '적군' '수괴'로 바라봐

30일 부산지법 301호 법정에서는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김씨 등에 대한 세 번째 공판기일이 열렸다. 지난 재판에서 주요 증거를 제출했던 검찰이 피고인을 상대로 심문을 요청하면서 재판부는 이날 심문기일을 속행했다.

검찰은 "흉기로 피해자의 목 부위를 찌른 이유가 피해자를 단번에 살해하기에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느냐"라며 운을 뗐고, 김씨는 바로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유치장에서 작성한 글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PPT를 통해 검찰은 "사건 다음 날인 2024년 1월 3일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실패했다는 걸 깨닫고 쓴 글"이라고 설명했다.

"나의 죄명이 왜 살인이 아니고 살인미수인가? 분명히 놈을 처단했는데, 어떻게 살아있다는 건가? (중략)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녘 유치장 벽면을 마주하면서 깨닫게 됐다. 분하다. 적군의 수괴를 제거하는 데 실패한 저격병이 인신구속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김씨는 이 대표를 적군으로 규정하며 적개심과 분하다는 감정을 강하게 표현했다. 그는 22대 총선에서 피해자가 공천권을 행사하고 이후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범행을 시도한 것이냐는 검찰의 심문 내용도 그대로 인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아무개씨가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아무개씨가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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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월 1일 양산 평산마을과 김해 봉하마을에 이어 다음 날 가덕도까지 찾은 이유는 총선 전 범행을 완료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검찰이 관련한 질문을 던지자 김씨는 "시간상으로 겨울이었고, 1월이 지나면 2월, 하여간 기회를 놓치면 공천권을 행사하는 3월까지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범행 시점 강조는 이후 심문 과정에서 더 언급됐다. 그는 국민의 경제적 실망감 등으로 "선거에서 야권이 과반을 넘을 거라는 걸 짐작했다"라며 "이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해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이 되면 대통령으로 가는 레드카펫이 깔린다고 생각하고 고민했다. 그 전에 처리가 돼야 한다고 봤다"라고 했다.

앞서 검찰의 통합심리분석 결과에서 김씨는 자신을 독립투사로 비유하며 확증편향적 사고를 드러낸 바 있다. 극단적 논리로 자신의 범행을 합리화한 것인데, 심지어 "가성비가 나오는 맞교환"이라는 표현까지 가져다 썼다.

김씨의 변명문은 수사기관의 비공개 방침에도 최근 유튜브 방송 '주기자 라이브'를 진행하는 주진우 기자가 초안을 공개하면서 그 내용이 대부분 알려졌다. 김씨는 극우 태극기 집회에서나 볼법한 단어들을 나열하며 "기독교적 순교 정신이야말로 이 악성 콜레라균을 능히 불태울 수 있다"라며 자신을 마치 '순교자'처럼 묘사했다.

이날 검찰이 증거 수사에 이어 모든 심문을 마치면서 재판부는 "최종 종결 절차를 위해 다음 기일을 내달 21일 오후 3시 10분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공판에서 검찰 구형과 최후진술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 1월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를 습격해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태그:#이재명대표, #살인미수범, #정치테러, #공판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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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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