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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다니면서 글을 만나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세 남자의 이야기. [편집자말]
긍정적인 글쓰기는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 글쓰기 긍정적인 글쓰기는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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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한다. 글 쓰는 직업은 아니지만, 브런치스토리에 수시로 글을 쓰고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연재하며 마감을 즐기곤 한다. 글을 쓰면 '재미있고 스트레스도 풀려'라고 말하면서도 '뚝' 글쓰기를 멈출 때가 있다. 짧게는 한 달여 길게는 두 달 넘게 글쓰기를 멈춘 적 있다. 특히 마감을 앞둔 글이 없을 때 세월아 네월아 늘어진다.

멈춤 시간에 비례해 수시로 클릭하던 글쓰기 플랫폼의 앱 터치 횟수가 줄고, 이웃과의 소통도 끊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글터는 삭막한 분위기를 풍긴다. 브런치스토리 구독자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서도 '피곤한데 잠깐 안 쓰면 어때'라는 나태한 생각에서 쉽게 탈출하지 못한다.  

두어 달 넘게 글쓰기에서 탈피해 살던 어느 저녁. 글쓰기를 당장 시작할 수밖에 없는 번개 같은 글을 만났다. 단순히 어떤 글귀에서 얻은 단편적 깨달음이 아니었다. 한 네이버 블로그의 포스팅 제목에 내 이름이 보였다. 첫 문장에 놀랐다.

"장한이 작가를 닮고 싶어요. (중략) 작가의 부모님과 가족을 향한 따스한 마음을 닮고 싶습니다. 또한 직장생활의 애환을 자신만의 언어로 진솔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담은 글들의 생생한 표현력과 타인을 향한 공감과 위로의 마음을 닮고 싶습니다. (중략) 작가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공감, 웃음과 눈물을 전해줍니다. 독자를 향한 글을 쓰는 점을 닮고 싶습니다."

나와 내 브런치스토리에 대한 내용을 담은 글이었다. 내 글을 꼼꼼하게 읽지 않고는 표현할 수 없는 내용이 가득했다. 글을 쓰면서 한번도 느끼지 못한 감동이었다. 한편으로는 글과 담을 쌓고 '글럼프'에 빠져 지내던 터였기에 민망했다.

한 분야에서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존재가 된다는 것. 사명감까지 떠올리게 할 만큼 기분 좋은 일이었다. 무책임하게 글쓰기를 외면했던 순간이 어쩌면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스쳤다.

밝은 에너지가 순식간에 가득 충전되었다. 반사적으로 노트북을 열었다. 손가락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스마트폰에 갇혀 있던 조각 메모들이 순식간에 몇 편의 글로 탈바꿈하는 기적을 경험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독자에 대한 가장 큰 배려는 꾸준히 글을 쓰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폭풍처럼 다시 일었고 전혀 낯선 새로운 다짐이 온몸을 휘감았다.

작가와 독자, 상생하는 상호보완적 관계

내 글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쳤고, 타인의 글이 내게 영향을 끼쳤다. 나태했던 나를 글쓰기 궤도에 다시 올려주었다. 글쓰기의 선한 영향력이자 유기적 글순환이 아닐 수 없다. 단 한 명의 글이었지만, 단순하게 일인 분의 영향은 아니었다.

처음 글쓰기는 직장생활의 애환을 담아 시작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하늘로 떠난 아빠와 엄마에 대한 기억, 자식을 키우는 글, 친구 이야기, 일상다반사 등 온갖 소박하고 소소한 인생 여정이 모여있다.

직장생활 글은 불만 넘치는 직장에서 버티는 힘이다. 부모님 글은 독자와 함께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느끼는 기회다. 아이들 글을 쓰면서 동병상련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 단 몇 개의 댓글이라도 충분한 응원과 위로가 된다. 글쓰기는 이렇게 상호 영향력을 발휘하며 여기저기로 뻗어나간다.

요즘 글쓰기 플랫폼(브런치스토리)의 인기글 Top 10 중 6개가 이혼 이야기다. 지극히 사적인 이혼 이야기는 잘 안 읽는 편인데, 상위권 글이 많아 몇 편을 들여다봤다. 최근 읽은 글에 2000개 가까운 '좋아요'와 24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사람들이 이처럼 커다란 흔적을 남긴 것은 공감했거나 위안받았기 때문 아닐까. 결국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을 담은 글이 주는 무언의 영향력이다.

누구나 이미 준비된 작가

한 편의 평범한 글을 읽고 감정이 요동칠 때가 있다. 당연하고 사소한 일상도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글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글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동기부여로 충분하지 않을까.

회사 임원 두 분이 브런치스토리에 관심을 보였다. 글쓰기의 즐거움과 긍정 효과에 대해 열심히 전파했다. 지금은 모두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 이 중 한 분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도 활동한다.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절친에게 25년 만에 연락이 왔다. 자신도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친구는 멋진 아빠의 육아 스토리를 글로 남기고 있다.

최근 회사 게시판에 글쓰기 모임 멤버를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서도 연령대별, 지역별, 주제별 온오프라인 글쓰기 모임을 추진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타인의 글에서 느낀 위로와 공감을 자신의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들의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외모를 점검하듯 글쓰기는 마음을 점검하는 거울이다. 글을 통해 마음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궁극적으로 나만의 깨달음과 색채를 담아 글을 완성한다. 이렇게 완성된 글은 누군가의 마음에 다다르며 쓰는 이, 읽는 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좋은 글은 널리널리 전파된다.
▲ 글의 전파력 좋은 글은 널리널리 전파된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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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시카고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OOO 목사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브런치에 올리신 글 가운데, 불필요한 베풂은 독이 된다는 글을 설교 가운데 인용하고 싶은데 혹시 가능할까요?"

며칠 전 받은 이메일 내용이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친다면 이보다 더 뿌듯한 일이 있을까. '영향력'이라는 단어의 뜻은 '어떤 사물의 효과나 작용이 다른 것에 미치는 힘'이다. 글이 주는 '영향력'은 풀 내음이나 꽃향기처럼 선하지만, 더욱더 강한 기운을 품는다. 많은 이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긍정으로 물들이고 자신만의 색채(영향력)를 널리 전파하길 바란다.

직장 다니면서 글을 만나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세 남자의 이야기.
태그:#글쓰기, #글쓰기영향력, #긍정적글쓰기, #직장인글쓰기, #글쓰기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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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경험을 소중히 여기는 직장인,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아빠, 매 순간을 글로 즐기는 기록자. 글 속에 나를 담아 내면을 가꾸는 어쩌다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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