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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필휴지 2014.09.23 09: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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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빈집


지난달에 이사를 떠나온 집을 찾았다.
전기료 청구서를 확인하여 납부할 요량에서였다.

마당엔 덜 여문 풋감들이 떨어져 곤죽의 진흙탕을 만들었고
수북한 감 나뭇잎들도
부화뇌동 제멋대로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춤을 추었다.

이사를 온다던 이가 약속을 안 지킨 탓에
가뜩이나 휑뎅그렁한 빈집은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대저 사람이든 집이든 공통점은
비거나 외로우면 아픔보다 더 슬픈 법이랬던가.

청구서는 우편함에도, 현관 앞 어디에도 없었다.
그 녀석도 빈집과 외로움은 싫었던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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