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말 탄 여행길] 자전거 여행 중 가장 두려운 존재는 동네의 목끈 풀린 개.
달려가는 자전거를 본 순간 개들은 본능적으로 추격자가 됩니다.
얼마 전 어느 시골 동네를 지나다가 그런 끈 풀린 개를, 그것도 세 마리와 맞닥뜨렸네요.
임진강변 마을에서, 제주 바닷가 마을에서 늑대로 변한 동네 개들에게 쫓기던 트라우마가 그대로 몸으로 전달되면서 심장이 쿵쾅거리고 뒷머리가 곤두섭니다.
여러 번의 경험상 일단 자전거에서 내려 개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눈을 직접적으로 쳐다보면 적대하는 걸로 인식하고 더욱 공격적이 됨) 딴짓하는 척 하며 피해갈 길을 찾습니다.
그런데 저를 발견한 개들이 천천히 다가옵니다 ㅡ_ㅡ;;;;
그렇다고 당황해 도망치면 안됩니다. 개들의 본능에 불을 지르는 격으로, 늑대로 변해 미친듯이 쫓아오기에.
다행히도 개들이 짖거나 으르렁거리질 않고 친근하게 다가 오더니, 신발부터 다리까지 마치 몸 수색을 하듯 킁킁 냄새를 맡습니다.
이윽고 '수상한 점 없네, 통과~' 하듯이 다시 자기들 자리로 돌아가 버리더라는...
요즘 재밌게 보는 케이블 TV 푸른거탑 시트콤에 나오는 유행어가 떠오릅니다.
이런 젠장, 동네 개들에게 몸수색을 당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