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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5 2011.09.20 12:18:59
조회: 2325   추천: 2   댓글: 0
[엄지맨, 중국 가다 1]

이번에 세번째 베이징 방문이다. 외국을 여행할 기회 자체가 별로 없었던 내가 외국의 한 도시를 세 번씩이나 가보다니, 그것도 최근 5년 사이에... 베이징은 나와 특별한 인연이 있나 보다.

첫 방문은 지난 2006년 12월. 북풍한설이 몰아칠 때다. 처음 가본 도시에서 가장 힘든 것은 말이 안 통하는 것이었다. 영어로 물어보면 대부분 베이징 시민들은 ‘재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지나갔다. 지하철 표 파는 아주머니는 아예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자로 써있는 안내문 덕분에 곧 익숙해졌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귓전을 때리는 찬바람. 배낭을 매고 무작정 혼자 찾았던 베이징에서 나는 하루종일 찬바람에 꽁꽁 언 손을 호호 부비면서 쏘다녔다. 도시는 왜 그리 넓고 건물은 왜 그리 옆으로만 길게 누웠던지... 독립운동하며 거친 대륙을 헤매던 선열들이 다 생각날 정도였다.

두 번째 방문은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 취재가 목적이었다. 거꾸로 이번엔 무더위와의 전쟁이었다. 게다가 악명 높기로 유명한 베이징의 스모그까지. 대회가 열리기 이틀 전 비행기서 내리니 작열하는 햇볕으로 숨쉬기조차 곤란했다. 숙소에 앉아 기사들을 정리하면서, 대회 취재를 현장에 나간 후배들이 안쓰럽고 미안할 정도였다. 베이징 당국이 비행기를 동원해 인공강우까지 실시했는데도 그랬다. 베이징의 남자들은 그러나 태연했다. 더우면 벗으면 됐으니까. 시내 아무데서나 웃통 벗고 더위를 식히는 베이징 남자들의 '대국인다운 풍모'는 지금 생각해도 빙긋이 웃음이 난다. 그러나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우리야 그럴 수 있는가. 너무 고생스러웠다.

다행히 들리는 얘기가 지금은 1년중에서 베이징의 날씨가 가장 좋을 때란다. 과연 우리나라처럼 청명한 가을 하늘이 나를 반기고 있을까?

이번 취재의 목적은 남북회담이다. 지난 발리 회담에 이어 두 달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 회담 대표단의 목표는 북한과 '비핵화 사전조치'를 논의하는 것이란다. 비핵화 사전조치... 외교부 출입한 이후 수백번도 더 들었던 말 같은데, 아직도 단어가 생소해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다.

날씨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하며 베이징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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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a
2011.10.01 14:40:28 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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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9 18:43:34 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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