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나는 2023년 7월에 1년 6개월 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했다. 전역 후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영국행 비행기표를 예약하는 일이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포츠를 워낙 좋아했던 나는 당시 세계 최고의 명문 축구팀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대한민국의 자랑 '박지성'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언젠가는 직접 영국에 가서 경기를 관람하리라 수없이 다짐하곤 했었고 그 꿈을 이룰 기회가 스물 세 살이 되어서 내게 찾아온 것이다. 

나는 나의 오랜 꿈을 이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군 전역 후 약 3개월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금을 모았고 마침내 지난해, 2023년 10월에 나의 첫 유럽, 맨체스터를 향해 출발하게 되었다. 

설레는 첫 발걸음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랜 시간을 이동하여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맨체스터는 영국의 수도인 런던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공항에 도착한 후 나는 신속히 런던의 유스턴 기차역으로 이동하였다. 그곳에서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맨체스터 피카딜리역으로 향하는 기차에 탑승했고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설레는 마음에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뛰었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노부부가 생활하고 있는 맨체스터의 가정집이었다. 유럽의 경우에는 현지인들이 자신들의 집에 있는 방을 여행객들에게 대여해 주고 돈을 받는 경우의 숙소 형태가 꽤 보편화되어있다.
 
맨체스터 가정집의 방 모습이다
▲ 맨체스터 숙소 맨체스터 가정집의 방 모습이다
ⓒ 윤성순

관련사진보기


숙소는 유럽 가정집에 대한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집의 외관은 그림을 보는 것처럼 아름다웠고 내부와 마당 모두 내가 상상했던 넓고 아늑한 유럽식 그 자체였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나는 바로 맨체스터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트램을 이용하기 위해 트램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트램은 학생, 직장인, 남녀를 불문하고 맨체스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노란색의 기차 형태로 거리 위에서 이동한다는 점이 신선하고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맨체스터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트램의 모습이다.
▲ 맨체스터 트램 맨체스터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트램의 모습이다.
ⓒ 윤성순

관련사진보기

 
꿈의 극장 올드트래포드에 가다 

트램을 타고 조금 이동하여 도착한 곳은 박지성 선수가 활약했던 명문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포드(OT)'였다. 도착해서 처음 경기장을 본 나는 작은 텔레비전 화면 속으로 바라만 보던 마냥 멀고 막연하기만 했던 꿈의 공간에 도달했음에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떨리는 감정을 느꼈다. 

내가 방문한 기간에는 예정된 경기가 없어서 아쉽게도 경기를 직접 관람하지는 못했고 경기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스타디움 투어도 현지의 경기장 사정으로 취소되었다. 경기장 내부를 둘러보며 오랜 기간 동경하고 좋아했던 박지성 선수의 흔적을 모두 찾아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게 된 점이 너무도 아쉬웠다. 

다행히도 경기장 주변과 내부의 팬들을 위한 공간들은 둘러볼 수 있었다. 비록 경기를 직접 관람하거나 스타디움 투어를 체험해보지는 못했지만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곳에 직접 와서 이곳저곳 둘러보니 그동안의 수험생활, 군생활, 코로나를 겪으며 쌓인 스트레스들이 모두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다음 일정을 위해 맨체스터에서는 2일이라는 짧은 시간 밖에 머물지 못했다. 떠나는 날은 너무도 빨리 다가왔다. 그럼에도 나는 맨체스터에서의 2일을 반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한 번씩 떠올리곤 한다.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떠나 10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에 도착한 동양의 한 청년에게 사람들은 너무나도 친절하게 다가와 주었다. 길을 잘못 들어 당황하고 있는 나에게 한 소녀는 직접 올바른 길을 안내해 주었고 식당의 점원들은 한국에서 왔다는 나에게 자신이 박지성 선수의 오랜 팬이라며 한국인에 대한 호감을 표시해 주기도 했다. 

이러한 맨체스터 사람들의 외지인에 대한 편견 없는 친절은 처음 유럽에 와서 인종차별을 걱정하던 나에게 맨체스터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또 현지인과의 교감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나에게 먼저 웃으며 다가와 주었던 친절한 맨체스터 사람들 덕분에 나는 이곳 맨체스터에서의 추억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포드의 모습이다.
▲ 올드트래포드(OT)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포드의 모습이다.
ⓒ 윤성순

관련사진보기

 
지난여름에 영국 런던 여행을 다녀온 친구 한 명은 내게 빅벤, 런던아이, 타워 브리지와 같은 유명한 장소에 직접 가서 관광했던 경험은 좋았지만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는 말을 해주었다. 

볼거리가 많고 유명한 런던도 좋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에게서 벗어나 유럽을 조금 더 여유롭게 느껴보고 싶다면 친절과 낭만의 도시, 런던에서 기차로 약 2시간이면 가는 '맨체스터'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맨체스터의 가을 주택가 풍경이다.
▲ 맨체스터 주택가 풍경 맨체스터의 가을 주택가 풍경이다.
ⓒ 윤성순

관련사진보기

 
 

태그:#여행,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 #트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안녕하세요. 스포츠와 여행을 좋아하는 대학생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