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볼 점유율 38.8%(일본 61.2%), 슛 6개(일본 15개), 패스 성공률 75%(일본 85.6%)가 나왔다. 기록면으로 볼 때 라이벌 일본에게 질질 끌려다닌 것이 사실이다. 전문 센터백 멤버들이 부상(서명관)과 경고 누적 징계(안준수)로 못 나오는 바람에 우리 선수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황선홍호가 보기 좋게 이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이다. 유효슛 기록에서만 한국이 3개로 일본의 2개를 앞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뛰어야 했던 황선홍호가 준비한 실리 축구를 제대로 펼친 셈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있는 23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2일(월)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에 있는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B조 세 번째 게임에서 일본을 1-0으로 물리치고 1위 자격을 얻는 바람에 A조 2위로 올라온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4강 티켓을 놓고 만나게 됐다.

교체 멤버 '김민우'의 짜릿한 헤더 결승골

구멍난 센터백을 메우기 위해 우리는 이례적으로 3-4-3 포메이션을 선택해야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강희가 센터백으로 뛰면서 중심을 잡아주었고 왼쪽 풀백 조현택이 왼쪽에 섰으며, 그동안 기용되지 않았던 이재원이 쓰리백 중 오른쪽에 나선 것이다.

우리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일본은 미드필더 히라카와 유의 왼쪽 측면 공간 침투를 앞세워 우리 수비 라인을 흔들었다. 하지만 우리 수비수들은 효율적 공간 배분으로 위기 상황을 비교적 잘 견뎌냈다. 

한국의 첫 번째 유효슛 기록이 57분에 처음 나왔다. 정상빈의 패스를 받은 홍윤상이 좌우로 흔드는 드리블 이후 오른발 슛으로 일본의 노자와 다이시 골키퍼를 직접 위협한 것이다.

그리고 75분에 짜릿한 결승골을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로 뽑아냈다. 이번에도 이태석의 왼발 킥이 정확하게 휘어날아갔고 일본 골키퍼 노자와 다이시까지 넘어간 공은 58분에 교체 멤버로 들어온 김민우의 이마에 정확하게 걸린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은 A대표 경력도 있는 공격수 호소야 마오를 실점 직후에 우치노 고타로 대신 들여보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백종범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한국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83분에 호소야 마오가 왼발로 찬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우리 수비수 이재원이 온몸을 내던지며 막아낸 순간이 압권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 7분에는 한다 리쿠의 오른쪽 로빙 크로스를 받은 사토 케인이 프리 헤더 슛으로 극장 동점골을 노렸지만 왼쪽 기둥 하단에 맞고 나오는 바람에 일본 선수들은 모두 허탈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짜릿한 승리를 거둔 우리 선수들은 26일(금) 오전 2시 30분에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8강 토너먼트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만나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는 4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일본의 8강 상대는 까다로운 개최국 카타르이기 때문에 파리 올림픽 본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더 험난하게 생겼다.

AFC U23 아시안컵 B조 결과
(4월 22일 월요일 오후 10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 도하)

한국 1-0 일본 [골-도움 : 김민우(75분,도움-이태석)]

한국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홍윤상, 정상빈(62분↔강성진), 홍시후
MF : 이태석, 김동진(58분↔김민우), 최강민(58분↔황재원), 장시영
DF : 조현택(62분↔강상윤), 이강희, 이재원(86분↔백상훈)
GK : 백종범

B조 최종 순위
1 한국 9점 3승 4득점 0실점 +4
2 일본 6점 2승패 3득점 1실점 +21
3 중국 3점 1승 2패 2득점 4실점 -2
4 UAE 0점 3패 1득점 5실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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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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