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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심인보 기자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북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북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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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7일, <뉴스타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최초로 보도했다.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의 기사였다. 당시 심 기자는 경찰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첩보 보고서를 입수했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에 '전주'로 참여해 자신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증권 계좌, 현금 10억 원을 주가조작 선수 이OO씨에게 맡긴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내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었다.

2022년 2월 18일, 심 기자는 김 여사가 2010년 1월 12일부터 1월 29일까지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진행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데이터를 모두 입수해 보도했다. 기사를 통해 "전형적인 주가 조작 패턴을 발견했다"고 짚었다.

2023년 12월 14일, 심 기자는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통정매매(짜고치는 거래)에 김 여사가 직접 가담한 정황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다.

2024년 3월 7일, 심 기자는 박상희 기자와 함께 주가조작 선수 이씨의 자필 문건을 최초로 보도했다. 이 문건을 통해 2009년 12월 경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65만주(14억 원 어치)를 동부증권 계좌로 갖고 있었다는 정황이 처음 드러났다.

첫 보도 후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심 기자는 꾸준히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해왔다. 굵직한 증거들을 제시했다. 그동안 김 여사는 단 한 차례의 검찰 소환조사도 받지 않았다. 검찰은 김 여사를 기소할지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21대 국회가 나서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심 기자는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는 너무도 당연하게 이뤄져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7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심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 여사 소환조사는 법치주의 국가에 사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요구해야만 하는 겁니다. 법 앞의 평등을 얘기할 때, 100명 중 99명이 평등하다면 이건 99% 평등한 걸까요. 아닙니다. 불평등한 겁니다. 단 하나의 예외적 존재도 인정돼서는 안 된다는 게 법 앞의 평등입니다. 김 여사만 두드러진 예외로 자신이 져야 할 법적 책임을 면죄받는다면, 법치주의 국가에 사는 시민들은 법정 불평등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4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쫓은 그도 접근하지 못한 '실체적 진실'이 있다면 무엇일까. 특검을 통해 공개돼야 할 증거들은 어떤 게 있을까. 이를 두고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은 다음과 같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밝히기 위한 가장 직접적 증거, 휴대폰 문자내역"
김건희 여사
 김건희 여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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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뉴스타파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첫 보도했다. 이후에도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담은 보도를 숱하게 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알아내지 못한 것, 가장 알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범죄 연루 의혹을 밝히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있다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주고받은 전화나 문자 내역일 거다. 권 회장과 김 여사가 주가조작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 그게 있으면 궁금한 부분을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있어서 권오수-김건희의 관계성을 증명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주가조작이 일어난 시기에 빈번하게 연락했을 것이고,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거다. 그걸 확인하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작전을 얼마나 알고 개입했는지 나올 거다.

문제는 처음 주가조작 의혹을 보도한 게 2020년 2월이다. 4년 넘는 시간 동안 증거를 인멸할 기회가 너무 많이 있었다. 가장 직접적인 증거인 휴대전화 등이 남아있을까. '휴대폰 없어, 버렸어' 하면 끝이다. 제대로 수사할 거였다면 처음부터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어야 했다. 아쉽다."
 
- 추가로, 꼭 확인해야 할 증거는 무엇이 있나.
 

"현재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대화 나눈 녹취록이 (뉴스타파 보도와 공판 과정에서) 일부 공개된 상태다. 그런데 김 여사는 증권사 계좌를 여러 개 갖고 있었다. 지금까지 증권사 직원과 김 여사 사이의 녹취록은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것만 공개됐다. 김 여사가 계좌를 갖고 있는 동부증권 녹취록도 검찰이 분명 확보했을 텐데 법원에 이 녹취록은 제출이 안 됐다. 증권사 회사로 전화를 걸어서 주문 등을 하면 무조건 녹음하게 돼 있다. 녹취록이 없을 수는 없다.

물론, 검찰이 혐의 입증과 관련 없는 증거라고 판단했다면 제출 안 할 수는 있다.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한 게 아니니까. 그럼에도 김 여사의 관여 정도를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동부증권 직원과 김 여사 사이의 녹취록이 공개돼야만 한다. 일명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지 모르지만, 된다면 이 녹취록이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 될 거다."

- 특검에서 김 여사와 동부증권 녹취록을 까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북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북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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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보도에서 언급한 '동부증권 65만주'와도 관련 있을 것 같다.

"<뉴스타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 선수 이OO씨가 보유하고 있던 문건을 입수했다. 그 문건에 김 여사 주식 보유량이 '동부증권 65만주'라 적혀있다. 이제까지 검찰 수사기록 등을 통해 알려진 건, 김 여사가 신한증권 계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10여만 주 갖고 있다가 2009년 12월 선수 이씨에게 계좌를 맡겨 50 몇 만 주를 추가로 샀다는 거다. 검찰 수사기록에 동부증권 얘기는 아예 없다.

검찰은 공소장에 2009년 12월 23일부터 주가조작 작전이 시작됐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수사 기록에는 2009년 11월부터 선수 이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샀다고 돼있다. 만일 김 여사가 (2009년 12월 23일 이전부터) 이씨를 통해 동부증권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집중 매집을 한 게 맞다면, 검찰은 김 여사의 집중매집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범죄 시작 시점을 인위적으로 2009년 12월 23일로 잡았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이씨 문건대로라면 김 여사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주가조작에 태웠을 가능성이 있다. 65만주면,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적어도 14억 원 어치는 더 산 게 된다. 주식 매집 규모 자체가 달라진다. 그래서 동부증권에서 김 여사가 거래한 내용은 매우 중요하다."

- 검찰이 주가조작이 시작됐다고 명시한 2009년 12월 23일 그 전부터 제대로 들여다봐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다고 보도해왔다.

"2008년 말 도이치모터스가 우회상장을 했는데, 그 전부터 우회상장을 위한 자본의 흐름이 있었다. 권오수 회장은 2007년부터 투자자를 모았다. 상장 자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도 이미 김 여사와 그의 어머니 최은순씨는 투자자로 들어가 있었다. 그 뒤에 여러 투자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권 회장의 뜻대로 주식을 사고 판 정황이 있다. 핵심 주주들이 '주식을 팔고 싶다'고 내놓으면 그 주식을 김 여사가 사줬다. 그런 거래가 몇 건 드러났다. 우연일 수 있나. 2007년 말부터 2009년 말까지 2년 정도의 시기다. 인위적 주식 거래의 흐름, 자본 이동의 흐름이 있고 이 과정에서 김 여사와 최은순씨가 역할을 했다."

-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질까.

"김 여사 소환조사는, 법치주의 국가에 사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요구해야만 하는 거다. 법 앞의 평등을 얘기할 때, 100명 중 99명이 평등하다면 이건 99% 평등한 걸까. 아니다. 이건 불평등이다. 단 하나의 예외적 존재도 인정돼서는 안 된다는 게 법 앞의 평등이다. 김 여사만 두드러진 예외로 자신이 져야 할 법적 책임을 면죄 받는다면, 법치주의 국가에 사는 시민들은 법정 불평등 상태에 놓이게 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김 여사 소환조사는 필요하다. 이 사건 전체를 봤을 때 김 여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 도이치모터스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통정·가장매매(특정 상대와 짠 거래)' 102건 중에 무려 48건이 김 여사 계좌를 이용한 거래다. 비중으로 따지면 47%에 달한다. 퍼즐이 100개 되는데 그 중 30~40%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거란 뜻이다. 김 여사가 단순 '쩐주(전주)'인지, 가담자인지를 빼놓고는 이 사건을 완벽하게 처리했다고 볼 수 없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실체를 완벽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는 필요하다."

태그:#도이치모터스, #김건희특검, #주가조작,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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