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귀포클로컬페스타?

2023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귀포클로컬페스타? ⓒ 유튜브 갈무리

 
콘서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관객들이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무엇보다 라인업(출연진)입니다. 어떤 가수가 공연하느냐에 공연 규모와 관객들의 참석 여부도 결정됩니다. 

특히 제주의 경우 제주시에 인구가 몰려있고 서귀포시까지의 이동 거리가 1시간이 되기 때문에 서귀포시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누가 출연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처음에 공연한다고 제안한 가수가 오지 않고 다른 가수로 교체된다면 어떨까요? 

지난해 서귀포시는 '2023 서귀포글로컬페스타'라는 이름으로 각종 행사를 진행하면서 케이팝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당초 대행사는 출연진으로 대형가수 '싸이급' 공연진을 구성한다고 제안을 하고 서귀포시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계약이 끝난 뒤에 대행사는 출연진 구성을 전부 변경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서귀포시는 계약을 위반한 대행사에 책임을 묻거나 계약 파기 또는 위약금을 요구해야 합니다. 또한, 계약금액에서 감액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제주도감사위원회, '서귀포클로컬페스타' 부적정 기관 통보 
 
 2023 서귀포글로컬페스타 홍보 동영상

2023 서귀포글로컬페스타 홍보 동영상 ⓒ 유튜브 갈무리

 
3일 공개된 '2023년 서귀포시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2023년 글로컬 문화페스티벌 추진 부적정' 사례에 대해 기관경고를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 출연진 임의 변경 ▲ 협찬금 유치 및 사용 부적정 ▲부대행사장 조성 변경 ▲행사 홍보물 제작 업체 등의 부적정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습니다. 

서귀포시는 행사운영비 10억원에 대행사를 통해 민간으로부터 협찬금을 유치했는데, 이는 기부금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관련법에 따르면 협찬금 유치는 도에 설치한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받거나 행안부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지만 사전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입니다. 특히 대행사는 임의대로 협찬금을 제공한 협찬사에게 관람권을 제공하거나 상호 노출 등을 임의대로 결정했습니다. 

대행사는 부대행사장에 컨테이너부스를 조성하기로 계약서에 명시하고 나중에는 도내 물량수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몽골천막과 목공 부스로 바꾸었습니다. 또한 영상제작이나 배너, 전단지, 현수막 등 도내 중소기업자간 경쟁으로 이루어져야 할 행사 홍보물을 별도의 입찰 없이 대행사가 맡았습니다. 

감사위원회는 제주지사에게 "행사를 개최하면서 관련 법령에 따른 사전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행사용역업체를 통해 협찬금품을 유치하거나 협찬금 등의 수입을 직접 사용하도록 하는 등 회계질서를 문란하게 운영하는 한편, 다른 입찰자와의 형평성을 훼손하는 등 계약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서귀포시에 대해 엄중 경고조치하길 바란다"고 통보했습니다. 

한편, 서귀포시는 올해도 '서귀포글로컬페스타'을 개최하겠다며 20억원의 예산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지만, 도의회는 전액 삭감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제주도 서귀포클로컬페스타 제주케이팝콘서트 서귀포시 제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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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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