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뮤직뱅크>(사진 맨위), MBC <쇼 음악중심> 1위를 차지한 이찬원

KBS <뮤직뱅크>(사진 맨위), MBC <쇼 음악중심> 1위를 차지한 이찬원 ⓒ KBS, MBC

 
케이팝 아이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지상파 음악방송 1위 자리에 트로트 가수가 당당하게 자신의 한 발을 내딛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이찬원이다. 최근 두번째 미니음반 < bright;燦 >과 머릿곡 '하늘여행'을 발표한 이찬원은 지난 3일 방영된 KBS <뮤직뱅크> 생방송에서 쟁쟁한 동료 가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트로트가 <뮤직뱅크> 1위에 오른 건 지난 2007년 강진의 '땡벌' 이후 약 17년만이며 지상파 순위 프로그램 전체로는 2021년 MBC <쇼 음악중심>에서 임영웅의  부른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이래 3년만의 쾌거다. 기세를 모아 이찬원은 4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쇼 음악중심>에서도 역시 정상에 등극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찬원은 임영웅, 김호중, 영탁 등을 배출한 TV조선 <미스터 트롯> 시즌1 출신으로 음악 활동 외에도 각종 예능, 공연 분야 등에서 두각을 나티내고 있다. 요즘 이뤄지고 있는 '이찬원 성공시대'는 선배 트로트 가수들과는 닮은 듯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케이팝 아이돌을 넘어서려면?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KBS <뮤직뱅크>(사진 맨위), MBC <쇼 음악중심> 1위를 차지한 이찬원

KBS <뮤직뱅크>(사진 맨위), MBC <쇼 음악중심> 1위를 차지한 이찬원 ⓒ KBS, MBC

 
최근 지상파 3사를 비롯한 각종 TV 음악 순위프로그램은 단순히 곡의 인기만으로는 1위에 오르기 어려운 구조로 진행된다. 음원 성적 뿐만 아니라 실시간 문자투표, SNS 및 동영상 조회수, 음반 판매, 기타 팬투표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점수화하다보니 탄탄한 팬덤이 존재하지 않은 가수들에겐 쉽지 않은 장벽처럼 작용하기 마련이다.  ​

이러한 현실 때문에 대부분의 'TV 음악 방송 1위 = 케이팝 아이돌'이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되어 왔다. 주로 중장년층 이상 연배 높은 소비자들을 확보한 트로트가 과거 1980-90년대처럼 이들 프로그램 순위에서 좀처럼 목격되기 어려운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지난 2021년 임영웅에 이어 올해 이찬원이 장벽을 뚫어낸건 역설적으로 그들과 똑같은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의 새 음반은 발매 첫주에만 6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비슷한 시기 발표된 여타 그룹/가수들의 성적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 또한 각종 팬투표에서도 월등한 우위를 선점했다. 웬만한 글로벌 아이돌 못잖은 음반 판매량과 두터운 팬덤이 있다면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찬원이 입증한 셈이었다.  

타 장르 곁눈질 없는 트로트 고집​
 
 이찬원 '하늘여행'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이찬원 '하늘여행'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티엔엔터테인먼트 블리스엔터사업부

 
음악적인 면만 놓고 보면 이찬원의 행보는 살짝 독특함도 엿보인다. 최근 왕성히 활발하는 인기 트로트 가수들이 팝, 댄스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시도를 진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찬원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트로트 장르에만 매진한다.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 임을 감안하면 특이한 선택처럼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

이러한 부분은 이찬원 스스로를 차별화시키는 자신만의 비결처럼 활용된다.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구성진 가락과 애조 띤 멜로디를 소화하는 농익은 목소리는 가장 트로트에 최적화된 이찬원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각종 방송과 행사 무대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트로트 신동' 다운 행보는 어찌보면 지금의 이찬원을 만들어준 비결 아닌 비결이 되었다. 

좋은 가창력과 입담...이찬원 성공시대​
 
 이찬원은 최근 예능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중계 등에서도 재능을 뽐내고 있다.

이찬원은 최근 예능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중계 등에서도 재능을 뽐내고 있다. ⓒ MBC스포츠플러스, KBS

 
이찬원은 음악 외의 방송 분야에서도 유능한 예능 인재로 지목되고 있다. KBS <불후의 명곡>, JTBC <톡파원 25시>는 어느새 그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런가 하면 지난 1일에는 프로야구 생중계에도 깜짝 등장해 야구팬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당시 MBC스포츠플러스를 통해 진행된 삼성 대 두산의 경기 도중 잠시 동안 중계를 맡았고 웬만한 캐스터 못잖은 솜씨로 야구팬들의 호평을 자아냈다. ​

매주 다양한 노래 대결이 펼쳐지는 <불후의 명곡>에선 대선배부터 동년배 아이돌 출연자까지 아우르는 특유의 넉살 좋은 입담을 보여준다. 좋은 진행자로서의 덕목까지 갖추면서 가수 이외의 분야에서도 그는 확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탄탄하게 만들어 놓았다.  ​

지금도 많은 가수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리면서 트로트 분야에서의 성공을 꿈꾸고 있지만 스타가 되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기만 하다. 이찬원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쟁쟁한 선후배들의 틈 사이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켜왔다. 다양한 예능 속에 잘 녹아들면서 음악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여주는 요즘 이찬원에겐 화려한 성공시대가 펼쳐졌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이찬원 뮤직뱅크 음악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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